디자인 컨설팅사 '아이디오' 공동 파트너 톰 켈리

창의적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나
여행객같이 주변을 새롭게 보고 샤워·장거리 운전할 때처럼
마음을 적당히 풀어 놓으면 번뜩이는 통찰 얻을 수도 있어
신문·잡지 많이 읽으면 좋아

데이비드 켈리(오른쪽)와 동생 톰 켈리.
 데이비드 켈리(오른쪽)와 동생 톰 켈리.
어느 날 형이 후두암 선고를 받았다. 의사는 생존율이 40%라고 했다. 동생은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강연 도중 연락을 받았다. 곧장 형 곁으로 날아갔다. 2007년 4월의 일이었다.

고통스러운 투병이 시작됐다. 화학요법에 이은 방사선 치료, 모르핀 투여. 결국 수술 끝에 회복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둘은 다짐했다. 낫게 되면 잊지 못할 추억 두 가지를 꼭 만들자고. 하나는 형제만의 여행. 다른 하나는 세상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

기적처럼 후두암이 꼬리를 감췄고, 형제는 일본으로 1주일 여행을 다녀왔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책을 한 권 펴냈다. 제목은 '유쾌한 크리에이티브(Creative Confidence). 형제는 데이비드 켈리(63)와 톰 켈리(58)다. 데이비드는 디자인 컨설팅 기업 아이디오(IDEO)와 스탠퍼드대 디자인스쿨인 d스쿨(d.school)의 창업자이고, 톰은 아이디오 공동 파트너이자 베스트셀러 저자다.

스탠퍼드대 인근 아이디오 본사에서 톰 켈리를 만났다.

1 창의력이 중요하다는 말은 누구나 한다. 당신의 메시지는 무엇이 다른가

"창의성은 누구나 타고난다. 유치원을 가 보면 안다. 어릴 때는 모두가 창의적이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데이비드는 d스쿨에서 스탠퍼드 대학원생들에게 디자인적 사고에 대해 가르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들 모두가 이미 창의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약간의 실습과 격려만으로 그들의 상상력과 호기심, 용기가 얼마나 빨리 되살아나는지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마치 자기도 모르게 주차 브레이크를 걸고 달리다가 어느 순간 그걸 깨닫고 주차 브레이크를 풀어 자유롭게 달리는 것과 같다."

2 '창의적 자신감'을 끌어내기 위해 '유도된 숙련(guided mastery)'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게 무엇인가

"스탠퍼드대 앨버트 밴듀라 심리학과 교수가 공포증 치료 과정에서 개발한 개념이다. 가령 뱀에 대한 공포증을 치료하려면 인내심이 필요한데 단계적으로 조금씩 치유된다. 처음부터 옆방에 뱀이 있는데 가자고 하면 질색한다. 그래서 단계별로 접근한다. 처음에 유리창 너머로 뱀을 잡고 있는 남성을 보게 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걸 알면 안도한다. 다음엔 뱀이 있는 방의 열린 문 앞에 서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여러 단계를 지나면 결국 뱀 바로 옆에 설 수 있게 되고, 마지막엔 뱀을 만질 수 있게 된다. 놀랍게도 이렇게 치료된 환자들은 부수적 변화도 얻는다. 대중 앞에서 두려움 없이 얘기하게 되거나, 직장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찾게 됐다고들 한다. 살아가는 내내 안고 가야 할 것 같았던 한 가지 공포증을 극복한 경험이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 체계까지 바꾼 것이다. 밴듀라는 이 믿음을 '자기 효능감'이라고 불렀다."

'유쾌한 크리에이티브' 저자 톰 켈리는
 '유쾌한 크리에이티브' 저자 톰 켈리는 "번뜩이는 통찰을 얻는 순간은 적당히 마을이 풀려 있어 생각이 자유롭게 표류하는 시간"이라며 "스마트폰을 끄고 명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전병근 기자
3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나

"많이 읽는다. 매일 아침 두 가지 신문 외에 잡지 22종을 구독한다. 고객, 동료와 식사를 하면서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를 얻는다. 혼자 식사를 할 때도 테드(TED) 같은 동영상을 본다. 지금까지 본 테드 비디오가 800건 정도 된다. 어제도 쿠바에서 플로리다까지 헤엄쳐서 온 64세 여성 다이애나 나이어드편을 봤다.

창의력의 불꽃이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배양해야 하는 무엇이다. 평소 여행객처럼 주변을 새로운 눈으로 봐라. 불꽃이 마법처럼 켜지기를 기다리지 말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경험에 자신을 노출시켜라.

문제는 그러다 보면 큰 문제에 대한 깊은 생각을 못한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색의 시간도 필요하다. 아이디어가 내면에서 피어오르도록 할 시간 말이다. 나는 하루 시작 첫 5분간 명상에 잠긴다. 스마트폰도 끄고 맘속의 명상 버튼을 누른다. 그러면 '이완된 주의집중'을 통해 창의적 사고에 잠길 수 있다. 완전히 마음을 비운 명상 상태와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 때의 높은 집중 상태의 중간쯤 된다.

어떤 번뜩이는 통찰을 얻게 되는 순간은 오히려 마음이 적당히 풀려 있을 때다. 샤워를 하거나 산책할 때, 장거리 운전을 할 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누구나 하루 중 어떤 시간은 뇌(사고)가 자유롭게 표류하도록 둘 필요가 있다. 마음을 적당히 풀고 겉보기에 별 상관없어 보이는 생각들을 연결하다 보면 의외의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있다."

4 "뭔가 큰 것을 만들고 싶다면 일단 만들기를 시작하라"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어떤 일이든 시동을 걸기가 어려운 법이다. 경영인이 새 프로젝트에 착수할 때, 작가가 빈 페이지를 볼 때가 그렇다. 중요한 것은 우선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선이 되겠다는 욕망은 출발의 장애물이 된다. 어느 도예 선생이 자신의 학생을 두 집단으로 나눴다. 한 집단에 대해서는 최종 작품의 질에 맞춰 점수를 매길 것이라고 했다. 다른 집단에 대해서는 최종 작품의 양을 기준으로 평가를 하겠다고 했다. 그들은 수업시간마다 도자기를 집어던지듯이 끊임없이 만들어냈다. 학기말 평가에서 최고의 작품은 모두 양에 치중한 학생들에게서 나왔다. 양은 물론 질적인 측면에서도 많이 만들어본 학생들의 작품이 더 좋았던 것이다."

5 직업을 택할 때 '겉보기엔 좋지만 실상은 좋지 않은 것'의 덫을 피해야 한다고 했는데 자신의 경험담인가

"사람에겐 달러도 중요하지만 하트(heart)도 중요하다.(하트는 인간성과 행복, 정서적 웰빙을 나타낸다고 책에 설명돼 있다.) 나와 형은 인생에서 전환점이 있었고 하트를 택했다. 형은 카네기멜런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한 후 보잉에 입사해 747 점보제트기 만드는 일을 했다. 하지만 열정을 느끼지 못했다. 나도 처음엔 버클리대 MBA를 나와 경영 컨설턴트로 일했다. 5년간 보수도 실적도 아주 좋았다. 하지만 가슴이 뛰지는 않았다. 금전적으로는 자극적이었지만 감성적으로 보상이 없었다. 형은 아이디오를 창업했고 나는 나중에 합류했다. 지금 일은 항상 우리를 몰입시키고 변화시킨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세상에 더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돈과 행복의 상관성은 어떤 한계점을 넘어서면 격감한다. 좋은 사람이, 좋은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목적을 가져야 한다. 실리콘밸리에서 구직자에게 돈만 이야기한다면 다른 데로 가고 말 것이다.

예일대에서 조직행동론을 가르치는 에이미 브르제스니에브스키 교수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일을 직장(job), 경력(career), 소명(calling) 중 하나로 본다. 직장으로 보는 이에게 일은 돈 버는 수단일 뿐이다. 경력으로 보는 사람은 더 좋은 직위, 더 큰 사무실, 더 많은 월급을 얻는 데 집중한다. 그들은 실적을 중시하지만 더 깊은 의미를 추구하지는 않는다. 소명으로 보는 사람은 일을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보상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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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전략의 적은 전략이다

 : 전략 홍수 시대, 비즈니스의 판도를 뒤바꿀 혁신적 공식

리처드 루멜트 저/김태훈 역/이동현 감수 | 생각연구소 | 원제 : Good Strategy Bad Strate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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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의 적은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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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1년 11월 29일

340쪽 | 562g | 152*224mm

ISBN-13

9788962603453

ISBN-108962603454

판매중 | 판매지수 1716 판매지수란?

  


관련분류

책소개

거창한 구호, 잘못된 목표가 창조와 성장을 파괴한다! 
그동안 알고 있던 모든 전략은 즉각 폐기처분하라! 


좋은 전략은 시장을 지배하지만 나쁜 전략은 비즈니스를 병들게 한다. 위대한 전략은 혼돈에 질서를 부여하지만 위험한 전략은 조직을 와해시키고 스스로를 몰락하게 한다. 진짜 전략은 문제를 명확하게 밝히지만 가짜 전략은 그저 ‘이기자’라고만 외친다. 이 책은 위대한 리더십도, 시장의 강자도, 잘못된 전략 때문에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음을 증명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이론가, 전략의 거장 리처드 루멜트의 통찰력을 통해 전략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완전히 뒤집어놓는 놀라운 분석을 보여준다. 경영전략 50년 역사 속에서 뽑아낸 전략의 정수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이 책은 사원부터 CEO까지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쉽고 명확한 전략의 핵심을 밝혀준다.


저자 소개

작가파일보기저 : 리처드 루멜트

Richard P. Rumelt세계가 존경하는 경영전략의 구루.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이론가이자 경영전략 연구자로 하버드경영대학원, 인시아드를 거쳐 현재 UCLA 앤더슨경영대학원Anderson School of Management의 교수이다. UC 버클리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후 나사 제트 추진 연구소NASA Jet Propulsion Labotatories 시스템 엔지니어로 목성 탐사선 보이저호 설계에 참여했고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결정이론과 기업전략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지난 40년간 경쟁전략과 경쟁우위의 본질을 파고들며 전략에 대한 경제학적 연구를 개척하고 핵심 역량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면서 전략 연구의 첨단을 걸었다. 특히 기존의 연구와는 다르게 시장의 힘을 중시하던 전통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고유한 자원에 초점을 맞추는 자원 기반 전략관을 제시해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맥킨지가 발간하는 경제경영 분석지 '맥킨지 쿼털리McKinsey Quarterly'로부터 ‘전략의 거장’이라 불렸다. 그의 책 『전략의 적은 전략이다』에서 루멜트는 오랜 컨설팅 경험과 분석 연구를 바탕으로 전략이라는 말이 난무하는 시대에 점차 경시되고 있는 전략의 본질을 되짚어냈... 펼처보기

작가파일보기역 : 김태훈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국내 대기업 마케팅 분야에서 근무하였다. 현재 번역가 에이전시 하니브릿지에서 전문 번역가 및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아스널: 축구의 전설 프리미어리그』, 『야성적 충동: 인간의 비이성적 심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혁신이란 무엇인가』, 『불 인 차이나』, 『그린스펀 버블』, 『Giving : 기빙』, 『카탈리스트 코드』, 『히어로 프로젝트』, 『코칭 : 풍요로운 삶을 위한 조언』, 『가격 파괴 전략』, 『뮌헨, 1972』, 『미래형 리더』,『욕망의 경제학』『기만의 정권』, 『아스널』,『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소비 본능』외 다수가 있다.

감수 : 이동현

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듀크대학교 경영대학원 방문 교수로 연구활동을 수행했다. 저서로 《경영의 교양을 읽는다(고전편, 현대편)》, 《깨달음이 있는 경영》, 《MBA 명강의》, 《경영전략 에센스》, 《디지털 혁명과 기업의 e-Business》가 있다. 역서로 《관심의 경제학》, 《초우량 기업의 조건》, 《잭 웰치-끝없는 도전과 용기》 등이 있다.

목차

서문_모든 전략을 의심하라

1부 좋은 전략과 나쁜 전략
1장 좋은 전략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만신창이 애플이 기다린 대박|100시간 만에 완료한 사막 폭풍 작전
2장 역량의 발견
다윗의 돌팔매|월마트의 숨겨진 힘|경쟁우위에 대한 관점의 전환
3장 나쁜 전략은 조직을 몰락시킨다
나쁜 전략이라는 개념의 기원|미사여구의 함정|문제는 무조건 피한다|목표와 전략의 혼동
|잘못된 전략적 목표
4장 나쁜 전략이 만연하는 이유
어려운 선택을 피하려는 리더|빈칸만 채우는 형식적 전략|긍정적 마음가짐에 대한 터무니 없는 믿음
5장 좋은 전략의 핵심 요소
냉정한 진단|짜임새 있는 추진 방침|일관된 행동

2부 좋은 전략을 만드는 역량의 원천
6장 지렛대를 활용하라
상상하지 말고 예측하라|작은 힘을 키워주는 받침점|집중하면 강해진다
7장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
모호함을 지우고 단순화하라|불확실한 상황의 덫|조직 수준에 맞는 목표 단계
8장 위기에 빠진 사슬형 시스템을 구하라
저효율이라는 슬럼프|뒤엉켜 있는 정체 벗어나기|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우월성을 확보하라
9장 전략은 선택이 아니라 설계하는 것
전략의 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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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좋은 전략은 대개 이처럼 단순하고 명확해서 수십 장의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또한 복잡한 도표나 ‘전략 경영’ 방법론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다. 유능한 리더는 어떠한 상황이 주어졌을 때 노력에 따른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는 한두 개의 핵심 사안을 파악한 다음 거기에 초점을 맞추어 자원을 집중한다.---p.6

지난 몇 년 동안 좋은 전략과 사람들이‘전략’이라고 부르는 쓸데없는 것들 사이의 틈이 더욱 커졌다. 내가 비즈니스 전략을 연구하기 시작한 1966년에는 관련 도서가 단 세 권뿐이었고 관련 논문은 아예 없었다. 지금은 전략서들이 책장을 빼곡히 메우고 있고 전략 전문 컨설팅 기업과 박사들, 수많은 논문이 존재한다. 그러나 물량이 발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공상적인 비전에서 옷 입는 법까지 온갖 분야에 전략이라는 개념을 갖다 붙이면서 깊이만 한없이 얕아졌다.---p.10

잡스는 단순한 성장률이나 시장점유율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고, 여러모로 노력하면 언젠가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헛된 희망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그는 성공의 원천인 새로운 기회의 문을 파악하고, 능숙한 포식자처럼 신속하고
... 펼처보기 ---p.291

출판사 리뷰

전세계가 주목하는 경영전략의 구루, 리처드 루멜트의 40년 연구 성과 집대성!
좋은 전략은 시장을 지배하지만 나쁜 전략은 비즈니스를 병들게 해…
위대한 리더십도, 시장의 강자도, 잘못된 전략 때문에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음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파헤친 최초의 책!


한 기업의 CEO가 ‘전략 대회’라는 이름의 행사를 열었다. 최고 경영진은 전 세계에서 모인 200여 명의 고위 임원 앞에서 미래를 위한 비전을 선포했다. 업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성공적인 기업이 된다는 비전을 소개한 후 뒤이어 회사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는 홍보영상이 상영되었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CEO는 극적인 음악 효과를 곁들여서 글로벌 리더십과 성장, 높은 수익률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제시했고 이후 참가자들은 소그룹으로 나뉘어 토론을 벌였다. 행사의 대미는 하늘로 날아간 수많은 오색 풍선이 장식했다. 모든 구색을 갖춘 이 거창한 행사에서 유일하게 빠진 것은 진정한 ‘전략’이었다.

낯설지 않은 장면이다. 많은 기업에서 연례행사처럼 ‘전략’이라는 이름을 앞세운 과시용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경영자들은 이러한 행사를 통해 조직원들의 사기를 북돋고 주주들과 시장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안에서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 어떠한 방법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초일류’, ‘세계 최고’, ‘글로벌’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전략을 보기 좋게 포장하는 기업에게서 구체적 실행방침을 발견하기는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치열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전략은 기업들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단어 중 하나다. 마케팅 전략, 비용 절감 전략, 물류 전략, 고객중심 전략 등 전략이라는 단어가 절대 빠지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서점에는 전략에 대해 다룬 책들이 넘쳐나고 언론과 사람들의 입에서 전략이라는 단어가 수 없이 오르내린다. 하지만 문제는 모두가 전문가처럼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전략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고 경영자들은 매번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영전략 분야의 개척자이자 세계적 권위자인 리처드 루멜트 UCLA 앤더슨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러한 현실에 대해 “기업들이 수립하는 수많은 전략들은 정작 그 본질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 조직의 위기를 초래하기 쉽다”고 진단한다. 지난 40년간 수많은 논문을 통해 경영전략에 대한 학문적 연구를 주도한 저자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놓은 대중을 위한 전략서 《전략의 적은 전략이다(생각연구소 ()》(원제: Good Strategy Bad Strategy)에서 전략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는 경영에 전략이라는 개념이 도입된 지 50여년이 지났고 그동안 수많은 연구자들이 ‘이기는 전략’에 대해 다양한 방법을 쏟아냈지만 리더들은 여전히 전략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이 보여주기 위한,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고민 없이 만들어진 전략이 전략을 병들게 하고 비즈니스를 망치고 있다고 분석하며 좋은 전략의 핵심을 체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 10월 국내 언론에 기업 전략 분야의 구루로 대대적으로 소개되며 전략에 대한 통찰력 있는 시각을 밝힌 그는 "조직이 직면한 문제가 무엇인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두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좋은 전략이다. 많은 기업들이 거창한 슬로건이나 희망 사항을 적어 놓고 '전략'이라 부른다. 이는 기업을 몰락시키는 '나쁜 전략'이다"(2011년 10월 19일 조선일보 위클리비즈)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며 "전략의 본질을 이해하고 나쁜 전략을 피하는 것이 기업의 운명을 가르는 생존법이 될 수 있다"고 국내 독자들에게 강조, 전략에 대한 인식변화를 촉구했다. 한편 감수를 맡은 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이동현 교수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발표하는 전략에는 '초일류', '세계 최고', '글로벌' 등의 단어가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지만, 실제 이를 어떻게 달성하겠다는 복안을 제대로 표현한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대담하고 높은 목표를 설정하거나 구체적 실행 계획 없이 구성원들에게 지나치게 열정과 의지만을 강조하는 경우 역시 흔하다고 이야기하며 리처드 루멜트가 지적한 전략에 대한 잘못된 태도가 우리에게도 만연해 있음을 역설했다. 이에 이 책은 '전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최고의 저서라 극찬하며 "전략에 대해 체계적 이해 없이 무작정 전략 수립에 뛰어들었던 실무자들은 전략에 대한 탄탄한 기초를, 매번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지만 늘 만족할 만한 성과를 올리지 못했던 경영진들은 시장을 지배하는 전략의 핵심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어떤 전략서도 ‘전략이 전략의 적’이라고 분석하지 않았다. 모두 새로운 전략 기법만을 제시할 뿐 문제의 핵심을 밝혀내지 못한 것이다. 리처드 루멜트는 비즈니스의 양상과 환경이 끊임없이 변해왔지만 전략의 본질은 변함없다는 기본 인식을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운영하는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들에 주목했다. 그리고 그동안 누구도 밝히지 못했던 실패하는 전략의 본질을 철저히 분석,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전략을 경계하고 반성하는 것에서 전략이 강해진다는 통찰력 있는 가르침을 제시한다.

진짜 전략은 혼돈에 질서를 부여하지만 가짜 전략은 그저 ‘이기자’라고만 말해 
GM의 몰락부터 아프간 전쟁에서 미군의 고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모두가 잘못된 전략 탓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위해서는 거창한 구호, 잘못된 목표 대신 문제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저자는 모든 전략이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못 박는다. 다만 지금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경영 환경에서 중요한 것은 ‘문제 상황 및 변화에 대한 진단과 일관성 있는 계획’이라는 전략의 본질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라고 역설한다. 이에 저자는 좋은 전략과 나쁜 전략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전략의 핵심을 철저하게 분석한다. 
오랜 시간 컨설팅과 연구 활동을 통해 기업을 비롯해 정부, 비영리 기구 등 다양한 조직의 전략을 분석한 저자는 좋은 전략보다는 나쁜 전략의 사례가 훨씬 많았고 불행하게도 잘못된 인식이 낳은 나쁜 전략은 날이 갈수록 보편화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가 분석한 나쁜 전략은 목표를 내세우고 행동을 무시했으며 문제를 드러내기는커녕 감추기 위해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했다.
나쁜 전략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리더가 상충하는 가치들 사이에서 결단을 내리지 못하거나 정해진 틀에 빈칸을 채우는 식의 전략 수립에 익숙해져 있거나 긍정적인 마인드만 있다면 무조건 성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에 저자는 나쁜 전략의 속성을 문제 회피, 미사여구, 목표와 전략의 혼동, 잘못된 전략적 목표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Bad Strategy 1. 미사여구 실질적인 내용이 없는 전략일수록 쓸데없이 어렵고 추상적인 용어들을 늘어놓는다. 수십 장의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화려한 도표는 그저 고차원적인 사고의 결과물인 듯한 착각만 심어준다. 

Bad Strategy 2 . 문제 회피 전략의 치명적인 결함은 조직이 당면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제를 정의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전략을 평가하거나 개선할 수 없다. 

Bad Strategy 3. 목표와 전략의 혼동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 없이 동기부여에 의존하거나 희망 사항만 제시한다.

Bad Strategy 4. 잘못된 전략적 목표 핵심문제를 파악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사안을 간과하거나 비현실적 목표를 추구한다.
전략은 하나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지속적인 실행이다. 전략의 핵심은 당면한 상황에 대한 진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진 방침, 효과를 극대화하는 일관된 행동이다. 이 요소들이 전략을 강하게 만들뿐만 아니라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일궈낸다. 
1991년 이라크 전쟁에서 100시간 만에 지상전을 마무리한 미군의 ‘사막 폭풍 작전’은 무엇보다 자국 군인의 희생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많은 미국인을 놀라게 했다. 미군처럼 크고 복잡한 조직은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전략과 역량이 분산되고 집중력을 잃기 마련이다. 하지만 작전 사령관은 정면 대결을 주장하는 미군 내 여러 목소리를 잘 조정하고 ‘사상자 최소화’라는 핵심 과제에 집중했다.(27쪽) 또한 1997년 부도 직전의 애플에 복귀한 스티브 잡스는 전문가들이 예측한 첨단 제품 개발 추진이 아닌 사업규모와 범위를 축소해 생존력을 가진 핵심 부분만 남겼다. 이는 근본적인 문제에 직접 대응한 것으로 잡스는 단순화된 제품군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사업 논리를 재구성해 애플의 몰락을 막아냈다.(23쪽)

Good Strategy 1. 진단 조직이 직면한 문제의 본질을 구체적으로 진단하라. 뛰어난 진단은 결정적인 측면을 파악하여 복잡한 상황을 단순화시킨다.

Good Strategy 2. 추진 방침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짜임새 있는 추진 방침을 만들어라. 잘 만들어진 방침은 경쟁우위를 발굴하여 진단을 통해 드러난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다. 

Good Strategy 3. 일관된 행동 추진 방침에 따라 자원을 배분하고 일관성 있는 행동 계획을 수립하라. 행동하지 않으면 전략은 그저 아이디어에 머물 뿐이다.
저자는 위와 같은 분석을 통해 전략을 방해하는 나쁜 전략의 요소를 제거하고 바른 전략을 수립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나쁜 전략은 슬며시 퍼져나가기 때문에 어느 조직이든, 어떤 리더든 영향을 받는다고 우려하며 과도한 목표와 슬로건 때꺹에 점점 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되고 경영자는 희망적인 생각에 지나지 않는 전략 계획에 서명하고 승인하는 치명적 실수가 끊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많은 리더가 강력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게다가 많은 실무자들이 전략에 대한 기초 지식을 갖추지 못한 채 매번 경영자의 마음만 기쁘게 할 알맹이 없는 전략을 수립한다. 바른 전략 수립은 지금 기업이 반드시 분명히 해야 할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다. 유일한 해법은 전략에 대한 민감하고 날카로운 태도가 전략을 더욱 내실 있게, 강력하게 만든다는 점을 조직 구성원 모두가 충분히 인식하는 것이다. 값비싼 컨설팅, 막강한 자금, 강력한 리더 보다 중요한 것은 전략에 대한 획기적인 인식변화와 기존 전략 수립 태도에 대한 깊은 반성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애플처럼 성공하고 싶은가? 지금 당장 한껏 부풀려진 비전과 헛된 희망부터 버려라! 장황하고 의미 없는 전략, 재무적인 목표에만 초점을 맞춘 전략에 마침표를 찍을 때 비로소 게임의 승자가 될 수 있다. '블룸버그'

월스트리트부터 이라크 전쟁까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전략의 실상을 낱낱이 보여준다. 치밀한 사례분석과 연구로 리더들이 어떻게 전략을 강력하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지 실용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똑똑한 책. '파이낸셜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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