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 네이버의 ‘라인’, 지난해 사업성과는?

네이버 라인 성과

네이버의 ‘라인’, 지난해 사업성과는?

네이버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공개됐습니다. 실적발표 이후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 집중되기도 했는데, 이것은 실질적으로 네이버의 주가를 견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7일 종가 기준으로 네이버 시가총액은 25조원 수준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인적분할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오른 수치입니다. 증권가 초미의 관심사, 라인의 지난해 성적표는 어땠을지, 크게 5가지 항목으로 나눠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실적

지난해 라인의 매출은 454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순매출 방식 집계) 구글, 애플 등 앱스토어에 지급하는 30% 수수료를 제외하고, 남은 매출에서 개발사와 수익배분 계약에 따라 가져가는 부분만을 계산한 것입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1분기 677억원, 2분기 1169억원, 3분기 1327억원, 4분기 1369억원입니다. 전반적으로 2분기 이후로 매출이 정체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라인을 카카오와 비교하곤 하는데, 올해 카카오 매출이 2000억원으로 전망되니 크게 앞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올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라인의 수익성을 저해하는 것은 아무래도 거대한 마케팅 비용인데, 지난해 네이버가 집행한 연간 광고선전비는 무려 2472억원입니다.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300~400억원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살펴보면 이중 절반 이상 라인의 해외 마케팅에 쓰인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매출 30~40%를 광고로 태운다는 것은 정상적인 구조가 아닙니다. 따라서 의미 있는 영업이익을 만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2. 트래픽

총 가입자수는 3억4000만명, 일평균 신규 가입자수는 60만명입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일본 5000만명, 태국 2200만명, 대만 1700만명, 인도네시아 1700만명, 인도 1700만명, 스페인 1500만명, 남미 500만명인데요. 많은 사람들은 과연 이중 얼마나 충성이용자가 될 것인가 궁금증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일본, 대만, 태국에서 가입자수 대비 80%가 한달에 한번은 방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3. 사업부문별 성과

지역별 매출구조는 일본 80%, 기타 20%이며 사업별 매출구조는 게임중개 60%, 스티커 20%, 광고 및 기타 20%로 구성됐습니다. 이는 일본을 제외하고는 유의미한 사업성과를 거둔 곳이 부재하다는 것, 그리고 게임사업이 강력한 캐시카우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사업별 상황을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게임사업을 살펴보면 2월 초 현재 총 47개 게임을 출시했으며, 이중 13개 게임을 다국어 버전으로 배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숫자를 급히 늘리기보다는 검증된 게임을 선별해서 내놓는다는 현재 운영안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스티커는 현재 300종 이상을 서비스하고 있고, 시장별 현지화 작업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일본의 이메일 유료 이모티콘 시장 규모는 2400억원 정도로 알려졌는데요. 벌써 절반 이상을 점유한 셈입니다. 따라서 일본 외 다른 지역에서의 활성화가 시급해 보입니다.

광고사업은 크게 공식계정과 라인앳으로 나뉩니다. 둘 다 브랜드를 알리고 친구관리를 통해 고객을 늘릴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만 타겟이 다릅니다. 공식계정은 대기업을 대상으로, 라인앳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만들어졌으며 가격과 노출도도 그만큼 차이가 있습니다. 현재 공식계정은 173개, 라인앳은 2만개 수준으로 성장세가 많이 더딘 편입니다.

4. 신사업

라인은 카카오톡의 플랫폼化 전략을 모방해 메신저에 다양한 서비스를 싣는 방식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이미 만화, 운세, 지식서비스, 뉴스 등을 운영 중이며 일부 상품을 파격적인 가격으로 할인판매하는 ‘라인쇼핑’, 소비자간 거래모델 ‘라인몰’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앱마켓에서 결제할 필요없이 웹서비스를 통해 각종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는 라인 웹스토어도 운영 중입니다. 이는 플랫폼 종속을 회피하고 신용카드 결제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제 3세계 국가 이용자를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상반기 안으로 라인몰을 고도화하는 한편 음원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계획입니다.

5. 리스크 요인

지금까지 라인은 너무 잘해왔습니다. 올해 5억명 가입자도 무난하며, 국내 최초 글로벌 서비스로 진화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만약 이 숙원을 달성한다면 “한국 인터넷기업은 더 이상 내수용이 아니다”라는 인식의 확산으로 수많은 후배 스타트업 기업들이 수혜를 볼 전망입니다.

하지만 그 행보에 우려되는 부분이 없지는 않습니다. 첫 번째로는 허수로 잡히는 트래픽이 많다는 점입니다. 몇몇 국가에서 가입자 중 80%가 한달에 한번은 방문한다고 하지만 페이스북 월간 방문자수가 무려 11억명이며 이들 절반이 매일 접속한다는 것과 크게 대조되는 일입니다. 두 번째로 수익화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입니다. 분기별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2분기부터 성장세가 급히 둔화된 모습입니다. 매출 80%가 여전히 일본시장에 한정돼 있고,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제 3세계 국가에서 디지털 콘텐츠 결제율이 매우 낮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자칫 속 빈 강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메신저 시장 경쟁격화도 들 수 있습니다. 중화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위챗이 라인의 직접적인 경쟁자라 할 수 있는데 내년 3000~4000억원의 마케팅비용을 쓴다고 밝혔으니 치열한 싸움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은 페이스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메신저 시장 최종보스로 와츠앱을 거론하지만 이는 틀렸다고 봅니다. 와츠앱이 플랫폼 전략을 포기한 이후 성장성이 둔화된 반면, 페이스북은 모바일의 중요성을 알고 메시징 서비스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라인이 메신저 시장 최강자로 우뚝 서기 위해서 페이스북은 반드시 넘어야할 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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